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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시 30분, 배 기울기 45도 가량, 복원력 완전 상실 4분 전 : 세월호 속에 갇힌 예수청년들에게 보내는 편지> 개요

들어가며 : 다시, 4월 - 우리는 여전히 배 안에 있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지만, 정작 2014년 4월. 나는 세월호에 무관심했다. 당시 난 내가 의지하고 있던 세계가 무너져 일상을 겨우 이어가고 있었다. 가끼이 있는 내 슬픔에 가려 '세월호'라는 거대한 슬픔이 보이지 않았다. (...)
나의 고통에 대 보고서야 유가족들의 고통을 이해하고 끄덕거리는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 '다시, 4월', 대학내일 774호 중 -

1. 9시 30분 : 우리는 어디쯤에 있는걸까
1.1 9시 30분. 배 기울기 45도 가량, 복원력 완전상실 4분 전
- 13년 안녕들하십니까. 14년 세월호, 15년 메르스, 기울어진 배의 징후들
1.2 '가만히 있으라' : 하던 방식 그대로. 내신과 수능, 학점과 스펙, 토익과 자격증. 학연,지연,혈연. 재테크와 부동산.
1.3 헬조선 - 배는 기울었고, 곧 복원력은 상실된다. 이 나라는 '지옥'과 같다.

2. 해경과 승무원 : 다른 인물, 다른 선택, 그리고 다른 결말
2.0 크리스천의 역사인식으로 들어가보자.
2.1 해경은 구조하지 않고 머뭇거렸지만, 우리를 구하기 위해 오시는 분은 '하나님'이시다.
신실하시고, 사랑하시며, 고통에 귀기울이시고, 무엇보다, '일하신다'
2.2 하지만 배에 들어올 수 없기에, 교신으로 일할 수 밖에 없다.
굳이 비유하자면 우리는 무전기를 들고 있는 '승무원'이지 않을까.
2.3 박지영 보다는 이준석에 가깝지만, 그럼에도 무전기를 가지고 있는게 우리이며
우리는 승무원'답게' 행동해야 한다. 해경의 지시를 따라 종합적인 대책을 만들어내고 설득해야 하는 이들은 '우리'다.
이것은 '과시'해야 할 문제가 아니라 '책임'져야 할 문제다.

3. 4분 중 1분 : 아직, 때가 아니다. 그러나 시간이 많지 않다.
3.0 우리가 누구이고 배가 어떤 상황인지 알았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3.1 예청의 가장 큰 교훈 : 의욕만으로는 부족하다 - 배가 기울었다는 것을 '아는' 것과 그렇기에 배를 '세울 수 있는' 것은 다르다.
같은 비통함으로 모였지만, 전략이 없었고 실력이 부족했기에, 흩어졌다.
3.2 분명 시간은 많지 않다. 길어야 4분. 현실로는 1-2년일까. 하지만 그렇기에 더욱 철저히 준비해야 하고, 어쩌면 한두번밖에 남지 않은 기회이기에 기회를 제대로 활용해야 한다. 그렇기에 역설적으로, 준비할 시간이 필요하다.
3.3 사회운동 하나 일으켜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기에, 각자의 영역 속에서 하나님의 지시에 따라 각 영역의 대안을 준비해야 한다. 주어진 일, 해야 할 일에서 한걸음만 더 나아가서 준비하자.
3.4 4분 중 1분만 쓰자. 1분 제대로 써서 3분 안에 배를 세워보자. 분명 우리는 다시 만날 날이 있을 것이다. 1분의 준비 후에 기회의 창은 반드시 열린다. 그 기회가 열렸을 때, 그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우리는 충분히 준비되어야 한다.

4. 4.16을 기억하는 방식 : 416세대가 만드는 416 헌법
4.0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준비되어야 하는가.
4.1 '잊지 않겠습니다'. 그것이 단순히 아픔이라는 감정을 되새겨 달라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4.2 세월호가 정말 아픈 것은, 그 아이들의 아픔이 우리의 아픔임을 알고, 우리의 패역함이 가장 약했던 그 아이들의 죽음으로 대가를 치루었다는 데에 있다.
4.3 그렇기에 우리는 아픔의 회상으로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아픔에 기반한 사회개혁으로 기억해야 한다.
4.4 헌법에 새겨진 3.1운동과 4.19혁명을 기억하는 방식
나라 잃은 설움을 터뜨렸기에 임시정부를 통해 그 아픔을 기억했고, 분단과 독재의 아픔에 반응했기에 민주헌법 개헌을 통해 아픔을 기억했다. 그 기억이 헌법 서문에 적혀 있다.
4.5 그저 하나의 사건으로만이 아니라, 우리가 '기울어진 배'안에 있음을 자각하고, 배의 근간부터 세우는 '개헌'을 통해 아픔을 기억해야 한다.
4.6 너무 거대담론적인 이야기로 보이겠지만, 3.1운동 직후의 임시정부와 광복 직후의 제헌 의회, 그리고 4.19혁명 당시 뛰쳐나온 거리의 시민들은 여러분과 저와 같은 사람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1789년 프랑스대혁명 당시의 제헌의회와 미국혁명 당시의 필라델피아의회는 여러분과 저와 같은 사람으로 구성되어 있었으며 이들이 법학 지식을 갖추고 몽테스키외를 읽고 민주적 구조를 고안해내었다는 점입니다. 마찬가지로 오늘도 우리는 무엇인가를 고안해내야 합니다.(피에르 부르디외 '지식인들이여, 분노하라!' 중(르몽드 디플로마티크 09년 2월호 발췌)

5. 416세대 : 아이들은 구할 수 없었지만, 이 배는 세워야 한다.
5.1 도둑같이 찾아온 광복, 도둑같이 찾아온 민주화.
준비되지 않은 임시정부와 준비되지 않은 민주정부. 분단과 전쟁, 그리고 IMF
5.2 4분 후에는 배가 세워지든 배가 침몰하든 어떤 방식으로든 이전과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이전부터 배는 기울고 있었지만, 아이들의 목숨값으로 우리는 다함께 아파할 수 있었고, 다함께 공감할 수 있었다.
아이들의 목숨 값으로 얻어진 기회. 또 하나의 '후회'로 만들수는 없다.
그렇기에 우리는 45년과 87년을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하여, 할아버지 세대와 아버지 세대의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하여.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5.3 분명 시간도 많지 않고, 쉽지 않다. 하지만 못할 일은 아니다. 
토크빌이 '미국의 민주주의'를 쓴 것이 25세였고, 칼빈이 '기독교 강요'를 쓴 것이 27세였고, 최남선이 3.1운동 때 발표된 기미독립선언서 초안을 쓴 나이가 30세다. 나이로 보나 환경으로보나 청년의 때는 충분한 때다.
5.4 예청의 시작 : 세월호였다. 예청모임은 15년 이후 소강상태이지만, 예청은 끝이 아니라 이제 시작이다.

나가며 : 1분 후, 다시 만날 그 날까지
곧 그 때가 멀지 않았다. 각자의 영역을 책임지고 배를 세울 방도를 찾자.
아이들은 구할 수 없었지만, 이 배는 세워야 한다. 이 배를 세워서, 헌법 서문에 아이들의 이름을 새기자.
헌법 서문에 새길 수 없더라도, 우리 세대가 416세대가 되자. 그 아픔이 우리 세대의 방향성과 정체성을 상징하는 깃발이 되었음을,
아이들의 죽음으로 세워진 깃발이 다른 많은 이들을 살릴 수 있었음을, 역사가 기록하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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