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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0 : 세월호 속에 갇힌 예수청년들에게 보내는 편지


09:30 배 기울기 45도 가량. 서해해경청 헬기 B511호 해경특공대 없이 현장 도착. 같은 시간 해경 특공대는 목포항 대기

09:34 배 기울기 52도 가량(이하 배 기울기 공소장 기준). 침수한계선(D데크 높이까지의 흘수)이 수면에 잠김. 복원력 완전 상실. “할머니 배가 한쪽으로 기울었어. 깜깜한 데에서 난간을 붙잡고 있는데 나 죽을라나봐.”(전화)

- <사월, 哀 – 세월호 최초 100시간의 기록>, 한겨레 기록 중 -


들어가며 : 다시, 4우리는 여전히 배 안에 있다

 

1. 930: 우리는 어디쯤에 있는 걸까

2. 해경과 승무원 : 다른 인물, 다른 선택, 그리고 다른 결말

3. 4분 중 1: 아직, 때가 아니다. 그러나 시간이 많지 않다.

4. 416 헌법 : 우리가 세월호를 기억하는 방식

5. 416 세대 : 아이들은 구할 수 없었지만, 이 배는 세워야 한다.

 

나가며 : 1분 후, 다시 만날 그 날까지

들어가며 : 다시, 4월 – 우리는 여전히, 배 안에 있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지만, 정작 2014 4. 나는 세월호에 무관심했다. 당시 난 내가 의지하고 있던 세계가 무너져 일상을 겨우 이어가고 있었다. 가끼이 있는 내 슬픔에 가려 '세월호'라는 거대한 슬픔이 보이지 않았다. (...) 나의 고통에 대 보고서야 유가족들의 고통을 이해하고 끄덕거리는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 '다시, 4, 우리가 세월호를 기억하는 법', 대학내일 774호 중

세월호 2주기가 지나고 평소와 같이 학교를 걸어오고 있을 때 건네 받은 대학내일이 이 글의 시작이었습니다. 16일에 찾아간 광화문 분향소에 추적추적 내리는 비에도 불구하고 끝없이 이어져 있던 행렬. 2년동안 조금도 바뀌지 않은 상황. 무엇보다, 2년동안 어떠한 일도 하지 못한 스스로에 대한 자괴감에 주일 예배시간에 펑펑 울면서 죄송하다고 기도했던 저였습니다.

글쓴이의 심정이 저의 심정이었고, 우리의 심정이었고, 모두의 심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아무도 이야기하고 있지 않았지만 우리는 기울어진 배 안에 있었고, 그 무너진 일상 속에서 겨우겨우 살 방도를 찾아 헤매고 있었습니다. 배 안에 갇힌 아이들이 꼭 우리와 같아서 울었고, 그럼에도 저 아이들은 아직 사회에 나서지 않은 죄 없는 아이들이었기에 더 울었고, 아무것도 해주지 못한 채 단 한 명도 구조하지 못한 그 자괴감에 울었고, 우리가 타고 있는 사회라는 배 또한 곧 그렇게 가라앉아버릴 것 같은, 아무도 구조되지 못할 것 같은 두려움에 울었습니다.

그 마음 붙들고 글을 적어 내려가고자 합니다. 아이들은 구하지 못했지만, 다시 그 시간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그 골든 타임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살릴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그 심정을 붙들고, 우리가 살고 있는 오늘이 이 사회의 골든 타임이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여러분에게 긴 글을 적어보고자 합니다.



굳이 예수청년으로 수신자를 잡은 것은, 한국교회의 위상과 능력에 상관없이 사회라는 배를 세우기 위해 분투하는 해경과 같은 존재가 저는 기독교의 하나님이며, 그 분투에 맞춰서 이 배를 세울만한 책임과 역량을 가지고 있는 이들이 예수청년이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렇기에 제가 시작했던 예수는 진정, 청년의 희망입니까(이하 예청모임)’에 함께 했던 분들과 지지해주시던 분들, 넓게는 예수청년들과 모든 청년들에게 이 글을 쓰고자 합니다.

몇 분에게 어떤 방식으로 이 글이 다가갈지 모르겠지만, 단 한 명, 저 자신에게라도 닿기를 소망하는 마음이며, 아무도 읽지 않더라도 저 자신이 두고두고 읽기를 소망하는 마음으로 글을 씁니다. 종교적 관점과 언어가 다소 포함되더라도 내용을 이해하는 데에는 지장이 없을 테니 너그러운 마음으로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마음이 쉽게 요동치며, 감정의 변덕이 심한 저임을 알기에 한 호흡으로 글을 써내려 가고픈 마음이 간절하지만, 시간의 제약과 역량의 제약으로 부득이하게 하루 한편씩 써보고자 합니다. 개요는 완성이 되었기에 이번 주 안에 글이 모두 마무리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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